생활글/생활 속에서

성 토마스의 성체찬미가

leibi 2024. 3. 30. 23:53

대웅전 앞에 앉아 있었다. 바로 옆 골짜기 물소리가 부드럽게 들리는 건, 서로 부딪치며 소리가 무뎌졌기 때문이다. 계곡 바람이 차갑다.  로버트 베론 주교님의 주님만찬 미사 강론을 들었다. 성 토마스의 성체찬미가에 관한 말씀이다. 십자가에서는 신성을 감추시고 인성만 남았던 주님이시다. 성체로 계시지만 성체에서는 인성마저 감추어 버리셨다. 보고 만져서 알수 있는 것이 아니라 듣고 믿음으로만 알 수 있는 진리이다. 사람의 몸을 가지셨던 주님이시다. 신성은 오간데 없고 인성으로만 가득할 때가 있다.  주교님이 주교좌에 앉아서 강론하시는 모습이 새로웠다. 선포한다는 의미보다 가르침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성체찬미가 전문을 읽고 묵상하고 마음에 새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들떠있지 않은 차분함이 좋지만 활력이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없어 홀가분하게 지낼 수 있는 날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