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4. 2. 26. 22:14
많은 사람이 축구 중계를 좋아하는 이유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보기 때문이다. 결과를 알고 보는 축구 경기는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긴장감은 없을 것이다. 자기 팀이 이긴 경기를 보고 있는데 재미없을 수가 없다. 자기팀이 진 경기를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이야기에 긴장감이 없는 것은 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어서 알고 있고, 교리시간에 들었던 이야기와 강론 때 들었던 이야기를 통해 너무도 잘 알 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성경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 결과가 어떻게 진행될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일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모리야 산에서 재물을 바칠 때에 일어난 일도 그렇다. 하느님께서 이사악 대신에 양을 마련하고 계셨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사람은 아브라함과 이사악뿐이었다. 두 사람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는 상태, 모리야 산을 향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침묵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적으로는 수없이 많은 말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에 대해 성경에서는 침묵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믿음과 의혹과 불신속에서 걸어갔을 것이다. 두 사람은 하느님을 믿고 따름이 어떤 것인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팽팽한 긴장속에서 산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긴장감없는 평화로운 상태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가차없이 하느님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