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12. 25. 15:11
그러는 동안 저의 죄악은 늘어만 갔고, 제가 품어오던 여자를 결혼의 방해물이나 되듯이 제 옆구리에서 떼어내자 그 여자에게 매어 있던 제 마음은 찢겨지고 제게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 제가 청혼한 여자를 이태가 지나야 맞아들일 터였으므로, 또 혼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욕정의 노예였으므로, 그 미루어진 틈새를 못 참고 딴 여자를 두었습니다. ... 그렇다고 첫 번째 여자와의 생이별에서 생겨난 저의 그 상처가 낫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열기와 날카로운 통증에 뒤이어 썩어들어갔으며, 오한이 든 듯이 더 절망적으로 아파왔습니다. (<고백록> 6권 15장 25)
*** 자기의 여성 편력에 대해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살았던 방식을 있는 그대로 말하면서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났던 것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이런 자신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고 새롭게 태어나게 해 주신 하느님을 기리는 그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다. 외적으로 일어난 이런 일을 주도했던 사람은 어머니 모니카였는데, 자기 아들의 성공과 출세를 위한 평범한 어머니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잘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