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주님을 기다림

leibi 2023. 12. 3. 21:27

붙잡힌 사람들이 있습니다. 붙잡혀 있는 형태도 다양합니다. 죄의 어둠에 사로잡힌 사람이 있습니다. 약물과 알코올과 도박에 붙잡힌 사람이 있습니다. 전쟁 포로로 붙잡힌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마스에 붙잡힌 사람들이 있고, 이스라엘에 붙잡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돈에 붙잡혀 있고, 명예와 권력에 붙잡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의 생각과 계획에 붙잡혀 있는 사람이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붙잡혀 있는 사람 모두가 그로부터 자유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굴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자기 힘으로 붙잡힌 것으로부터 풀려날 수가 없습니다. 자기 힘으로 풀려나려고 하면 할수록 힘만 소진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절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붙잡힌 사람에게는 풀려나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대림절은 죄의 어둠에 붙잡혀 있는 우리를 구해주실 주님을 기다리는 때입니다. 대림절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복음에서 중풍병에 걸린 백인대장의 종과 백인대장에 관한 이야기(마태 8, 5-11)를 듣습니다.  중풍이라는 병에 붙잡혀 있는 사람, 그런 종을 보고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백인대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백인대장은 자기 종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무력함으로 절망해 있을 때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그 예수님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예수님께 자기 종을 낫게 해주시기를 청하고 자기의 무력감으로부터 자기를 구해주소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자기 집에 오실 것도 없이 주님의 한 말씀으로 그 일을 해주실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백인대장의 이 말안에는 예수님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말씀 자체이기 때문에 당신의 한 말씀으로 자기 종이 낫게 되고 자기도 구원되리라는 말입니다. 백인대장의 짤막한 말을 통해 우리 신앙의 핵심,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림절에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실지 생각하게 해 줍니다.  

대림절은 주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교회의 영성가들은 주님의 성탄에 대해서 3중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과거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예수님이십니다. 둘째는 우리 일상생활과 우리 영혼 안에서 매일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나시는 주님이십니다. 셋째는 세상 끝날에 다시 오실 주님이십니다. 대림절은 과거에 오셨던 주님을 기억하고, 현재 우리 삶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주님을 경배하며, 미래에 오실 주님께 대한 희망 안에 사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