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12. 2. 09:44
광고는 시끄럽고 과다한 연발 사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하나의 작은 총알, 즉 패턴이 점차 뚜렷해진다는 매우 진보된 원리에 따라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광고는 시끄러움의 원리를 끝까지 밀고 나가 결국 설득의 차원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세뇌시키는 과정과 흡사하다. 무의식을 향해 맹공격을 퍼붓는 심층적 원리를 이용한다. 돈을 들이는 광고는 고층 건물이 잘 다져진 기초 위에 세워지는 것처럼, 검증을 마친 대중들의 상투적인 생각 또는 기존 태도의 틀이라는 기반 위에 조심스럽게 세워진다. 어떤 사회학자 그룹도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일에서는 광고 제작팀을 따라갈 수 없다. 광고 제작팀은 해마다 엄청난 돈을 조사와 반응 분석에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낸 것은 공동체 전체의 공통적인 경험과 감정에 관한 자료들의 거대한 집약물이라 할 수 있다. 광고가 공동체의 가장 기초적이고 검증된, 인간의 경험을 기괴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광고는 개인적인 소비 상품 광고에서 벗어나 모든 대기업의 '이미지'인 전체 포괄적이고 무한히 계속되는 과정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 영리한 광고주들은 텔레비전을 가지고 모피이든 면피이든,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든 소음이든 자유자재로 이용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그들은 인간의 마음속에 스킨 다이빙해 들어간다. (<미디어의 이해>, 319-327)
☞ 광고에서 '어떤 것을 구매하라'는 마지막 말이 없다면, 광고 자체로서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당대의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되고, 다각적으로 검토된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가 동원되고, 광고주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모두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를 보고 들으면서 사람들은 광고하는 사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고, 만들어지고 조작된 그 이미지가 사람들의 깊숙한 의식까지 파고들어, 자신도 모르게 그 물건을 구입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자신의 자유의지로 구입한다고 말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외부의 자극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구입하게 되면, 사람들의 잠재되어 있었던 욕구를 자극하면서 무한한 욕구 충동에로 몰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