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베드로의 닭
leibi
2023. 11. 3. 10:01
뒷집 수녀원에서 리모델링하면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기계를 설치하기 위해 건물 외부에 작은 탑 비슷한 것이 세워졌다. 그 탑 위에 피로침과 더불어 수탉 한 마리가 앉아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베드로의 닭이다. 무슨 의도로 베드로의 닭을 올려놓았는지 알 수 없어 수녀님들의 의도를 추측할 뿐이다. 닭이 빛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빛이 비치기 전에 빛을 감지한다고 하는데, 이런 닭처럼 하느님을 향해 민감하게 반응하길 바라는 수도자들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하느님에 대한 민감함 뿐 아니라, 세상의 기쁨과 어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세상과 더불어 사는 수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암튼, 수녀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탉과 더불어 세상의 어둠과 악에 대해 깨어있는 수도자들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