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10. 14. 20:04
하느님처럼 자주 오.남용되고, 경박한 비방과 조롱에 이용되는 명칭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정치와 경제에서, 그리고 정당, 종교, 교회에서도 그렇다. 이런 현상에 대해 유다인 종교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 사실 이 낱말은 인간의 모든 낱말 가운데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그렇게 더럽혀지고 갈가리 찢긴 낱말은 없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이 낱말을 포기해선 안된다. ... 인간들은 그들의 종교가 분열됨으로써 이 낱말을 찢어발겼다. 그들은 이 낱말을 위해 죽였고, 이 낱말을 위해 죽었다. 이 낱말은 그들의 모든 손가락 자국과 모든 핏자국을 지니고 있다."(<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이종한, 분도출판사, 2022, 170)
☞ 하느님이 아니라, 하느님에 관한 것들이 문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분이시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하면서 하느님이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분이시기에 자기 마음속에 있는 형상을 하느님이라고 우긴다. 역사안에 함께 하시면서 인간의 오욕칠정으로 덧칠해 지기도 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비인간적인 행위를 덥어더린다. 폭력이 하느님의 정의로 둔갑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하는 하느님이신다. 당신 스스로 짓밟히길 원하시는 것인가? 당신 스스로 이것들을 원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