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다네이 글방

글짓기 위한 첫 단계

leibi 2023. 9. 29. 10:03

암중모색이다. 보이지 않았던 실마리라 생각하며 따라가본다. 돌덩이같은 머리를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하려고 머리 마사지를 한다. 냉랭한 마음을 덥혀 보려고 달달한 읽을거리를 찾는다. 낚시꾼이 찌를 뚫어져라 날카롭게 고요히 바라보듯, 먼 하늘을  마음속 한 점을 응시한다. 답답하고 지루하고 긴장된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린다. 생각하지도 예상하지도 않았던, 그렇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고 그와 관련된 두서너개의 이미지와 몇 개의 문장 조각이 떠오른다. 시간을 따라 흘러갔다 거슬러 올라오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다닌다. 이 모든 것들이 제법 긴  시간따라 일어난 일이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에 불과하다. 펼쳐진 시간과 공간이 압축되었다가 다시 필요한 것만 펼쳐보는 접이식 부채처럼 폈다 접었다를 반복한다. 부탁받은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