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9. 28. 23:07
격렬한 몸싸움이 있듯이 격렬한 말싸움도 있다. 어떤 형태의 싸움이든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은 사실이다. 몸싸움보다 말싸움이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말싸움 할 때에는 자기 속에 있는 것들이 순간적으로 폭발하고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다. 말싸움하고 나서 고요하고 차분해지는 것은 몸과 마음속에 쌓여있고 뭉쳐있었던 부정적인 에너지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말싸움을 부정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창고에 쌓여있었던 물건들을 방출하여 정리하는 것처럼 몸과 마음속을 정리하는 시간, 말싸움이다. 억지를 부리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감정적인 말들을 거침없이 한다. 이런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말싸움을 피하고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온유한 방식으로 이것을 표출할 수 없기 때문에 ’싸움‘으로 드러난다. 서로 상처받지 않고 평화로이 살 수 있다면 왜 싸움을 하겠는가.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당한 방법을 사용하면서 싸우고 싸움의 설거지를 잘 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말싸움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