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7. 27. 20:18
아주 오랫만에 북한산 등반했다. 우이동에서 영봉쪽으로 올라갔다. 10년도 더 되었을 것 같다. 학생 때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올라가곤 했었다. 더위와 장마 때문에 주저했지만, 체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결심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첫걸음만 떼면 나머지는 상황에 맞추어 흘러간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숨이 차고 땀이 줄줄흘렀다. 땀흐르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으니 마음이 편했다. 때약볕 아래를 걷는게 아니라 숲길을 걷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원했다. 가끔 바람이 불어 더위를 잊게 해 주었다. 나무가 많고 습한 곳에서는 모기 때문에 편히 쉴 수가 없었다. 바람이 불고 탁 트인 바위 위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도 보며 쉬면서 준비해 온 빵과 야채를 먹었다. 요새 재미를 붙인 유투브 방송을 들었다. 이태리어와 영어인데 어떤 내용인지 대충만 알아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반복해서 듣게 되면 그 전에 들리지 않았던 단어들이 들린다. 새로운 단어가 들리는 재미 때문에 매일 듣고 있는 것이다. 하루재와 백운산장과 용암문을 거쳐 내려왔다. 엄청 나게 땀을 흘렸다. 도선사에 가까이 왔을 때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무릎 연골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았고, 정신도 맑아진 것 같았다. 날씨가 덥던 춥던 가끔 산에서 지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중에는 좀 더 여유롭게 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