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7. 23. 10:41
예수님께서 악마로부터 유혹을 받았던 말씀(루카 4,1-13)이 생각납니다.
'돌을 빵으로 만들라'고 유혹하는 내용은 인간의 본능과 관련된 것입니다. 본능은 생명 유지와 직접 관련되어 있습니다. 생명을 자기 스스로 움직이고 증식하고 성장하는 힘이라고 할 때 생명을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은 생겨난 순간부터 살아남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생존본능처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뛰어내려보라'는 유혹은 인정받고자 하는 것과 관련됩니다.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살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만족해 하고 행복해 하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을 때,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고 삶이 허무하게 여겨질 것입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그것을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존재가 사람입니다.
'세상의 모든 나라를 주겠다'는 것은 세상과 사람들 위에서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과 관련됩니다. 이런 힘과 자리가 자기에게 주어진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그렇지만 자기만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것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유혹을 물리칩니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예수님을 떠나갑니다. 예수님을 떠났던 악마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죽음을 피하게 해주겠다' 유혹입니다. 사람들은 시간속에서 사라지는 일시적인 삶이 아니라, 영원히 살고 싶합니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고 생각하지만, 영원히 살 것처럼 말하고 행동합니다. 자기에게만은 죽음이 유예되리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원히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합니다. 유혹 중의 유혹입니다.
어떤 형태의 유혹이든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욕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유혹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몸과 마음속에 이미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과정에서, 자기가 지향하는 삶의 여정에서, 더불어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유혹은 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