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3. 7. 3. 20:23
우이동에서 우이령을 넘어 교현리까지, 길게 잡아도 7킬로미터 안팎이다. 왕복이라면 14킬로 안팎이다. 나무숲길이 대부분이어서 덥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돌아올 때는 3-4킬로미터 정도 맨발로 걸었다. 이 정도 거리라면 산책하는 정도였던 때가 있었따. 오늘을 힘들었다. 지난 6개월 동안 먼거리를 걷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체력이 저하되었음을 그대로 알 수 있었다.
산티아고 길을 어떻게 걸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체력이 받쳐주었고, 내적 열정이 있었고, 무언가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달을 걷고 몇 개월을 떠 돌아다닐 수 있게 했던 다른 요인들은 없었을까? 있었다. 의식주라는 기본적인 생활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내적으로 채워지지 않았던 욕구불만이었다.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강렬한 마음도 떠돌아다니게 만들었다. 나를 화나게 하는 특정한 대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적인 화와 분노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내자신의 무기력함으로부터 벗어나 뭔가 할 수 있다른 것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돔 있었다. 나를 얽매려고 하는 외적인 조건으로부터 가능한 멀리 떨어져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오랫동안 걸으면 걸을수록 현실로부터 멀어지고 떨어져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내외적인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가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 체력이 저하되었다는 것고, 내적 힘이 없다는 것을 현장에서 다시 확인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