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리/책 요약

시간 제어

leibi 2023. 4. 12. 20:43

* 유혹에 넘어가기로 결정한 이후에 후회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제어하기로 결정한 후의 아쉬움이 더 강렬하고 오래간다. 반대로 하룻밤을 방탕하게 보내고야 말았다는 후회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결정을 내린 이후의 주관적인 감정 상태에는 주목하지 않고 미래의 성공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미래 지향적으로만 산다면 삶의 질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항상 일정을 짜서 움직이고 미래 지향성에 사로잡혀 현재에도 미래의 목표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지금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잃는다. 짧은 순간을 살지, 아니면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할지는 결국 욕구 충족을 언제 할지와 연관이 있다.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사람은 언제나 미래를 예견해 만족 지연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욕구 충족과 욕구 유예 사이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시간 제어>, 마르크 비트만/강민경, 일므디, 2022, 29)
미래를 담보로 삼아, 현재의 욕구충족을 억제할 수 있다. 하나의 예를 들면, 1년 뒤의 일류대학 합격을 위해 잠을 줄이고, 외출을 자제하고, 친구들을 멀리하는 것 등. 마르크 비트만의 이야기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고 타당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절하게 욕구충족을 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자유롭고 생동감 있게 살수 있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새겨들을 필요는 있다고 본다. 

* 젊은 사람들은 두 자극 사이의 간격이 짧아도 자극의 순서를 파악할 수 있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극 사이의 간격이 더 길어야 순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보편적으로 인지 능력이 점차 저하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지 능력은 주의력과 행동 준비 능력을 뜻하기도 하는데, 행동 준비 능력은 발생한 사건에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43)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자동차 운전 면허증을 반납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화물차가 돌진해 온다면 운전자에게는 갑자기 모든 움직임이 슬로 모션으로 보일 것이다. 나중에 이 운전자는 자신이 얼마나 침착하게 자동차 클러치와 기어, 액셀을 제어해 충돌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했는지 설명한다. 이런 상황에는 지각의 박자가 빨라진다. 위험이 닥치면 뇌가 빠르게 작동하므로 세상이 비교적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이렇게 지각의 박자가 빨라지면 나타나는 효과는 명확하다. 생물체는 주변의 자극에 평소보다 빨리 반응하고 더 민첩하게 행동해서 위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생존에 도움이 된다. (52)

* 어떤 것도 과거에 더 나았을 리는 없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진다. 여러 통계를 근거로 들며 국가 간의 싸움 또는 개인 간의 싸움이 역사가 흐를수록 점점 줄어들었다고 주장한 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의 논제만 봐도 알 수 있다. 핑커는 인간 문명이 기술 분야에서 명백하고 뚜렷하게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교류 방식이라는 측면에서도 나름 진보했다고 말했다.(59)
☞ 기술 과학 분야만 볼 때, 이 말에 대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술 과학을 토대로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엄청나게 편리해진 것도 사실이다. 인간의 삶과 관련된 많은 부분들이 전에 비해 발전한 것도 사실이다. 생명 존중(예를 들면,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관한 것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사람들이 더 행복해진 것인가?

* 시간의식은 지금이라는 시간성이 막 지나간 과거와 곧 일어날 미래까지 포함한다는 말이다. 에른스크 푀펠의 분석에 따르면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과 시를 살펴본 결과 시간적 단위가 대략 3초 동안 지속된다고 한다. 어떤 시나 노랫말에서 발화되는 구절의 단위가 3초보다 더 길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푀펠은 예술에서 찾을 수 있는 이와 같은 3초 리듬의 예시가 뇌의 근본적인 메커니즘, 즉 지각과 행동으로 개별적인 '지금'이라는 시간 단위를 구성하는 기반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뇌가 시간을 통합하는 능력, 주변 환경의 자극을 하나의 형태로 구성하는 능력의 한계가 최대 3초라는 뜻이다. 최대 3초까지 지속되는 현재라는 시간은 우리가 경험하는 현세의 구성요소다. (67)
☞ 우리가 '현재'라고 의식하는 시간이 3초라는 말이다. 3초가 지나면 '현재'라고 의식할 수 없다는 말이다. 기도수련에 '하느님 현존 의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수련을 통해 하느님 현존 의식을 조금은 연장시킬 수 있으나, 3초보다 그리 오랜시간은 되지 않는 것 같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현존에 머물다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다시 하느님의 현존으로 되돌아오는 방식인 것이다. 

* 모든 순간이 강렬하게 다가오고 시간이 늘어난 듯한 감각은 사람이 흔치 않은 의식 상태에 빠졌다는 전형적인 징조다. 이런 상황은 극히 드물며 제어하기 어렵다. 암벽 등반가나 스카이 다이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들은 매우 강렬하고 시간이 길어진 듯한 순간을 즐기려고 일부러 위험한 상활을 찾는다.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