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회개로 인도하는 고통

leibi 2023. 3. 10. 09:56

"왜, 제가?" "제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제가 무슨 죄를 그렇게 지었길래?"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고통을 당할 때, 가장 먼저 하느님께 하는 질문입니다. 육체적이고 신체적인 고통과 더불어 정신적인 고뇌가 그대로 드러나는 이런 질문들, 아주 인간적이고 당연한 질문입니다. 하느님께 대들고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고통받는 사람은 가장 먼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자신을 성찰하는 이 깊은 어둠의 시간 속에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자신의 모습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게 됩니다. 악습입니다. 너무나 오랜 기간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몸과 마음속 깊이 자리를 잡고 있어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자기 자신처럼 되어버린 이 악습으로부터 벗어나,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삶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을 우리는 회개라고 합니다. 회개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자기 자신과 삶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닙니다. 완전히 해체하고 파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최소한 그런 방향을 향해나가려는 삶을 시작하려는 각오요 실제적인 노력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가 겪고 있고 지고 가야 하는 매일의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과 깊게 가까워지고 함께 하는 시간이 바로 사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