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받음
leibi
2023. 1. 25. 10:20
"Alzati, ricevi il battesimo e lavati dai tuoi peccati, invocando il suo nome."(At 22,16)
성인이 되어 세례를 받았지만 세례의 깊은 의미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세례받음의 행위가 어떤 것이었는지 조금 알고 있습니다. 세례 받는 순간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저에게 내려오셨고, 저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받아들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었던 모르고 있었던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때, 그분께 대한 믿음이 있었던가? 이런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세례 받은 그 순간에 믿음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세례 받으면서 죄로부터 벗어나고 죄로부터 해방되고 죄를 용서받고 싶다는 원의가 있었던가?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에는 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죄라고 해보았자, 그 당시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고 있었던 자그마한 실수뿐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죄가 단순히 윤리적인 차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 양심을 거스리는 일과 하느님의 모상대로 생활하지 않았던 것 또한 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말의 깊은 의미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양심에 따르지만 전혀 막힘이 없는 상태가 하느님의 모상으로 사는 것이려니 생각할 뿐입니다. 세례 받으면서 예수님의 이름을 불렀던가? 세례 주는 사제는 예수님의 이름을 불렀지만, 정작 세례 받고 있는 저는 그분의 이름을 부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예수님'을 건성으로 불렀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렇게 되돌아보니, 마른 통나무가 세례를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위안이 되는 것은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이사 11, 1)는 말씀입니다. 뭔지도 모르고 받았던 세례성사. 세례성사의 깊은 의미를 깨달아가고, 그때 받는 은총이 생활 속에서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