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자기밖으로 나가기

leibi 2023. 1. 21. 12:27

"Allora i suoi, sentito questo, uscirono per andare a prenderlo: poiche' dicevano: 'E' fuori di se' "(Mc 3,21)

 

아이가 놀이에 몰두한다. 자기를 부르는 엄마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학생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시간이 아깝다. 젊은이가 사랑에 빠진다. 상대방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다. 어렵게 가게를 준비한 사람이 밤을 새워 일한다. 이 모든 사람이 자기를 잃어버린 상태,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이 '미쳤다'라고 말하지만, 참된 자기로 사는 때이다. 평생토록 이렇게 살 수 없지만, 이런 체험을 통해 사람은 지금까지 자기라고 생각했던 것을 뛰어넘는다.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 예수님. 어느 것에 그렇게 빠져있었던가. 누구에게 몰두해 있었던가. 무엇을 위해 '미친 사람' 되었는가? 그분의 관심사는 항상 아버지의 나라였으며, 그분의 뜻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 안에서 삶의 기쁨과 의미와 힘을 얻었다. 예수님처럼 살기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공허한 말인지 알고 있다. 내 주변에 작은 원을 그려놓고, 그로부터 나가려 하지 않는다. 그 안으로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기 생각에 매달려 있고, 자기 뜻을 관철시키려 한다. 이런 나자신의 삶과 나와 비슷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만날 때마다, 씁쓸한 기분이다. 자기가 그어놓은 원밖으로 나오고, 자기가 쌓아놓은 담을 무너뜨리기. '자기 밖으로 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