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2. 12. 6. 22:10

간절히 기다려본 적이 언제였던가. 사람이든 일이든. 기다림의 설렘도 없고 기대감도 없다. 그저 올 것이 올 것이고 일어나기로 되어 있는 것이 일어날 뿐이라는 무덤덤함이 일상화된 것인가. 움직이지 않는 벳자타 연못의 물처럼. 변화되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변화되기를 두려워하고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형제들 사이에 있는 고요함이 고요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고요함과 차분함과 달리 내적으로는 팽배한 긴장감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긴장감으로부터 벗어나 있을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태풍의 눈속은 고요하다는 말을 한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항공 사진을 통해서 본 태풍의 눈속은 주면에서 소용돌이 치는 바닷물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소용돌이 속에 있다는 것은 중심권에 서 있다는 말이다. 그런 혼란을 견뎌낼 수 있는 태풍의 눈과 같은 내적 고요함을 유지해야 한다. 아니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먼 곳에 머무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