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집
"하느님의 집은 기도하는 곳이다... 그런데 너희는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렸다."(루카 19,46)
하느님의 집, 성전. 성전처럼 복합적인 요인들을 갖고 있는 건축물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곳입니다. 세속적인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며, 죄인들이 가슴을 치며 통회하는 곳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해 주는 곳이며, 나이 든 사람에게는 언제든 방문하여 쉴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입니다. 전례를 거행하기 위해 일반 건축물과 아주 다른 공간이 필요하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효율성을 주어야 합니다. 그런가 하면 엄청나게 비싼 건물이 있는 도심지 한가운데서 일주일에 한두 번만 사용하는 '쓸모없음의 쓸모'도 필수조건입니다.
이런 복합적인 성격때문에 아무나 성전을 지을 수가 없습니다. 영적으로 충만해 있어야 하고, 경제적인 탄탄한 지원이 있어야 하며, 최첨단의 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기술을 총망라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감각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이겠습니까?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머무실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야 하겠습니까?
이런 외적인 성전에 관한 것은 우리 각 개인의 내적인 성전에 대해 말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내적 성전을 갖고 있습니다. 자기의 온 생애에 걸쳐 짓고 있는 성전이며, 죽을 때 하느님께 봉헌하는 봉헌해야 할 성전입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희생과 기도와 정성과 간절함과 인내가 필요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머무시고, 우리와 가장 친밀하게 계시는 내적 성전을 꾸미고 정화하는 시간을 매일 가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