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다네이 글방

저의 희망이신 분

leibi 2022. 11. 7. 10:23

 

저의 젊은 시절부터 제 희망이신 분이여, 당신께서는 저에게 어디 계셨고 어디로 물러가셨던 것입니까? 저는 어둠 속과 살얼음판을 헤매면서 저의 바깥에서 당신을 찾았으나 제 마음의 하느님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제6권 1장 1절)

 

'고전'을 읽을 때마다 그 책을 다시 읽어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꼼꼼히 정독하며 읽었을 테지만,  다시 읽을  때마다 "이런 내용이 있었던가?"라는 내용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쏟아내는 탄식과 하느님 사랑에 대한 고백과 찬미인 <고백록>은 우리가 몇 살이든, 어디에 있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이곳에 와 있든 관계없이 마음을 파고드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고전'이라 불리고요. 

 

이런 '고백록'을 쓴 아우구스티누스가 암브로시우스 성인을 만났을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암브로시우스 같은 인물을 그 많은 세도가들이 존중한다는 점에서 속세의 기준에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단지 저에게는 그의 독신생활만은 참으로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는 대체 무슨 희망을 품고 살고 있을까? 자신의 출중한 지위에서 오는 유혹에 맞서 무슨 씨름을 벌이고 있을까? 역경이 닥치면 무슨 위안을 얻어낼까? 당신 성찬의 빵을 먹을 때는 내심에 숨겨져 있을 그의 입은 도대체 무슨 맛깔스런 재미를 되새김질하고 있을까? 이런 것들은 제가 상상할 줄도 몰랐고 겪어 보지도 못한 것이었습니다."(<고백록> 제6권 3장 3절) 아우구스티누스가 걸어왔던 길을 모르고 이런 고백을 들었다면 그저 '좋은 말씀'으로 들리겠지만, 젊은 시절그의  자유로운 '인간적인 삶'과 내적 방황과 혼란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의구심이 신앙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했던 절절한 질문이었음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