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메모리얼 파크
대도시 번화가에 있는 상호와 대형건물과 우리 주변에 있는아파트의 이름 중에 한글로 씌여있지만 순수 한글로 된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택가의 골목에 있는 작은 가게 이름도 외국어처럼 보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한글로 된 상품 이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화장품과 관련된 상품 광고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는데, 한글로 써져 있지만 무슨 내용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글로 씌여있지만 한글도 아니고 외국어도 아니고 외래어도 아닌 말과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글로벌'한 세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하지만, 과연 이래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에서 왜 그리 외국어 비슷한 이름과 간판을 좋아하는지 연구한다면 박사학위 몇 개는 취득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감이 없을 때, 자기 것이 얼마나 독특하고 귀한 것인지 모를 때, 자기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빌어 다른 사람 우위에 서려 할 때, 자기 나라 말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말과 글이 우리의 삶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하는데, 그만큼 우리자신과 사회의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정체성이란 자기 스스로 자기가 누구인지, 누구였는지, 누구여야 하는지 규정하는 것인데, 이 정체성이 흔들리니 각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 전체가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태인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한글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말로 표현하고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말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때, 그와 관련된 외국어를 빌려오면 될텐데.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 얼마 전에 어떤 분이 한 말이라고 하던데, 무슨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