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죽음의 다면성
leibi
2022. 7. 13. 11:23
삶에서 바로 부활로 건너가지 않습니다. 죽음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해 그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죽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지만,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피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죽음이 고통의 정점이기 때문에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피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따지고 보면 죽음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과 똑같이 삶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고 부활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과 부활이 하나인데, 따로따로 구분하여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 살아있음입니다. 죽음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고통 또한 살아있음을 말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몸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듯, 몸으로 당하고 있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고통에 대해 깊을 성찰해야 할 이유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십자가의 예수님, 고통받는 예수님에 관한 묵상과 성찰은 우리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게 해 줄 것입니다. 살아있음이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부활이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죽음을 바라볼 때 죽음이라는 실체에 조금이라도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