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바닷가에서

leibi 2022. 6. 30. 21:03

새벽에 일어났다. 아침 묵상했다. 침묵속에 그냥 앉아 있었다. 오랜만에 하는 아침 묵상이었다. 공동체 모임했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매달 초에 한번씩 만나는 것이다. 주로 일에 관한 이야기다. 서로 알고 있거나 조율해야 할 때가 있다. 오후에 속초 병원에 다녀왔다. 비가 오락가락이다. 다른 때 같으면 서점에 들렀겠지만 생략했다.

 

비간 온 뒤의 바닷가에 가보고 싶었다. 파도가 제법 높지만, 서핑하는 젊은이들이 몇명 보였다. 바다에 있는 물들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물이고, 그 후손들이다. 바다는 쉼이 없다. 멈추는 순간없이 언제나 출렁거린다. 파도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바닷물은 한 덩어리다. 이곳 바닷물과  반대편에 있는 바닷물 사이에 끊김이 없다. 그렇게 큰 덩어리가 하나되어 움직인다는 게 신비하기만 하다. 맨발로 밟는 모래 감촉이 좋다. 어떤 먹이를 찾고있는 갈매기가 끼룩거린다. 설악산과 대청봉에 하얀, 말 그대로 눈처럼 하얀 구름이 걸쳐있다. 속초 앞 바다는 안개속에서 흐릿하다. 신비한 나라속에 있는 도시처럼 몽환적이다.  소금기가 느껴지지 않는 바람이 상큼하다. 딱 트인 바다, 하늘과 바닷물을 아주 날카로운 칼로 자른 듯하다. 전혀 날카롭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군데군데 떠 있는 흰구름 때문이리라. 

 

쉬는 시간을 가지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로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몸과 마음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