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모종 이식 작업
leibi
2022. 6. 4. 23:29
무성한 숲과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은 너머에 있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보입니다. 한뼘 크기도 되지 않는 꽃모종에서 꽃을 봅니다. 가을꽃 피었던 자리에서 꽃이 보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입니다. 가까이 있지 않아도 보이는 얼굴이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생생한 소리가 있습니다. 사랑이라 합니다.
오늘 오후 야생화 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미루고 있었던 일입니다. 마음이 걸렸습니다. 더 이상 늦출 수 없었습니다. 씨앗을 뿌렸기 때문에 마무리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했습니다. 몇일 전부터 단단한 땅에 물을 주고 퇴비를 뿌리고 파헤쳐 놓았습니다. 모종의 어린 뿌리가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물만 주면 됩니다. 한두 그루라도 살아남아 자연번식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소나무들 사이로 철따라 꽃이 피는 수도원을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