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숲의 바람과 밤의 어둠

leibi 2022. 5. 31. 21:21

지난 3년 이곳에서 나를 지탱시켜준 것은 숲의 바람과 밤의 어둠이었습니다. 풀잎이 흔드리는 것을 보면서 바람이 부는 구나 알 수 있는 가벼운 바람이 있었는가 하며, 아름드리 소나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태풍과 같은 바람도 있었습니다. 아침에 부는 바람과 밤에 소리만 들리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밤낮없이 불어대는 친숙한 바람처럼 밤의 어둠과도 아주 친해졌습니다. 이런 바람과 어둠이 몸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가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바람은 제 몸으로 들어왔던 바람의 되살아 난 것일테고, 항상 밝고 맑은 영혼이기를 원하지만, 가끔 진한 어둠으로 되는 것 또한 제가 받아들인 어둠이 되살안 난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