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다네이 글방
글쓰기 9
leibi
2022. 5. 28. 20:28
열흘 전에 쓰기 시작한 원고를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밤'에 대해서 쓰려고 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아 '싸움'으로 바꾸었습니다. 다시 바꾸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참함'이었습니다. 제목은 <나는 비참한 인간입니다>로 했습니다. 조금있다 메일로 떠나보내면 끝입니다. 마음과 정신이 모아지질 않았습니다. 갑자기 악화된 건강때문입니다. 서서히 들어버린 나이를 견뎌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건성으로 말합니다. 진심에서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건성'이라고 했습니다. '비참함'에 대해 끌적거리면서 '비참한' 인간의 모습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갈등하는 인간에 촛점을 맞추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지도 못하고 저렇게 하지도 못하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상태. 두 갈래 길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는 사람입니다.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힘으로 몸과 마음이 찢어지는 상태에 있는 사람입니다. 아니면 말 그대로 '갈등', 칡나무와 등나무처럼 얼키고설킨 삶의 현장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되어버린 생활. 비참하지 않습니까. 그런 삶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원래는 이런 흐름으로 써보려고 했는데, 상당히 다른 이야기만 끌적이다 어정쩡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글을 쓸때 자주 경험할 일이었습니다. 연습삼아 쓰는 글이 아니라 타인에게 읽혀질 글이 그렇게 끝났을 때 떨떠름했습니다. 하루가 저뭅니다. 흩어져 떠돌아 다니고 있었던 생각과 마음을 불러들여야 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