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Spicul

음악이 있는 공간

leibi 2022. 5. 7. 22:11

* 음악은 다른 예술과 무관하게 혼자만 잘난 장르가 아닙니다. 음악도 철학이나 문학, 미술과 시대의 고통, 슬픔을 함께 노래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니 음악을 알아가는 것은 그 음악이 함께 한 문화 사조와 같이 가야 하는 거죠... 고전은 한 번에 다 이해할 수 없어요. 흥미가 생기는 것이 중요하고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오랫동안 볼 수 있는 것이 고전을 탐험하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음악은 연주만 듣는 게 아니라 음악을 둘러싼 문화를 감상하는 것입니다. 예술이 우리를 불편하고 아프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픔을 견디는 동안 사람은 변화를 겪습니다. 

 

* 음악은 거부할 수 없이 가슴에 직접 와닿은 예술입니다. 어린아이도 듣자마다 바로 반응할 수 있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 현실과 분리된 시간을 갖게 하죠. 클래식 음악은 편안하고 듣기 좋고 힐링된다고 하는데, 음악의 가치는 그것보다 훨씬 커요. 음악을 듣는 시간만큼 묵상과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 치유하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개인의 여흥과 오락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기여하려는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 예술은 누군가의 말 못 할 입장을 알리고 더 많은 희생자들 내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한 공감을 확장시키는 장치입니다. 예술은 아름다운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얘기하려는 것입니다. 예술은 이 땅의 잘못된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강자들의 정신을 깨우는 것입니다. 

 

* 클래식을 감상한다는 것은 위대한 사상을 배우는 인문 공부입니다.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악기를 배울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역사와 사회, 문학을 비롯한 다른 예술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가게 되니까요. 결국 음악도 인문학의 하나이며, 음악 감상의 주를 이루는 클래식은 인문적 정신의 총아입니다. 알아가는 만큼 듣기의 영역도 넓어지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