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독이 있는 말
leibi
2022. 4. 19. 21:09
말을 잘못하여 힘들 때가 있다. 갑자기 혹는 무심결에 한 말이기 때문에, 프로이트를 흉내내어 말한다면,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억눌려 있었던 것이 튀어나온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자기 몸과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었던 말이 튀어나온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싫다. 자기 자신과 직접적인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에 대해 혹평했을 때 더욱 더 마음이 심난하다.
혹평했던 제3자에게는 피해를 준 것이고, 혹평하는 말을 들었던 사람에게는 자신의 속좁은 모습과 편견이 그대로 드러났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자기 약함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사실이다. 자기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고, 자기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그대로 밝혀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은 말과 필요한 말은 해주어야 한다고 스스로 강변하는 모습이 초라하게 여겨진다.
독이 섞여 있어 이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어디에선가 싹 틔울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해 버린 말, 돌아오게 할 수도 없고 쓸어담을 수도 없는 말. 적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중하고 현명하게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독사의 혀에서 나오는 말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자기 주장을 하려하지 않고, 자기 뜻을 관철하려고 하지 않을 때, 말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