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준비한다?
산다는 것이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언제부터 알게 되었던가?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 나의 죽음 또한 가장 확실한 사실이라는 것을 언제부터 알게 되었던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제자매들이 세상을 뜨고, 알고 지냈던 친구들이 곁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나의 죽음이 실감나게 다가왔던 적이 있었던가? 이상하게도 그랬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직까지 죽음의 독침을 맞아보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살아있는 사람 중에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베일에 가려져 있는 죽음,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죽음이라는 실체 때문일까? 타인의 죽음을 보면서 바로 내 앞에 와 있는 죽음을 실감나게 느끼게 될 때는 언제일까? 사람의 일상적인 삶이 죽음과 너무 가깝고 밀접하게 있기 때문에 그런 때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삶과 죽음이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고, 삶속에 죽음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삶과 죽음을 분리시켜 볼 수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 자기도 확실히 죽겠지만, 그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자기가 죽지 않을 것처럼 매일 그저그렇게 산다는 것,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병상에 누워있을 때 뿐 아니라, 평범하게 흘러가고 있는 매일 매 순간이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말들 한다. 그렇지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그대로 실행할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하면서, 어제 살았던 것처럼 오늘을 살았고, 내일 또한 오늘 살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아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