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성인성녀.교부

창립자의 유해와 이콘 순례

leibi 2021. 11. 11. 22:35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 2,7)

 

사람이란, 100% 흙으로 되어있다. 100% '고깃덩어리'다. 사람이란, 100% 이성은 지닌 존재다. 생각으로 100%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 사람이란, 100% 영적인 존재이다. 자기 마음이 100% 하느님으로 차 있지 않으면 항상 허기지고 목마르다. 육과 정신과 영이 각가 33.3333.... % 합쳐져서 사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육의 갈망이 100% 채워져야 하고, 정신적인 면이 100% 채워져야 하고, 영적인 면도 100% 채워야 한다. '채워져야 한다'라는 말이 지나치다면, 최소한 채워지기를 바라면서 사는 존재가 사람이다. 

 

먼 곳에만 계셨던 분, 역사적으로만 계셨던 분, 배움으로만 계셨던 분, 십자가의 성 바오로의 유해가 이곳을 방문하셨다. 유해라고 해보았자, 그분 몸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분의 살과 피의 일부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그분이 나와 아주 가까이 계심을 느낀다.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내자 어쩔 수 없이 '육'으로 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신심이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육과 정신과 영에 대한 체험을 하면서 생긴다. 사람들이 성지순례를 하는 이유가, 살아있었던 분들의 '흔적'을 보면서 그분들이 찾고 만났던 하느님을 자기들도 만나고 보고 체험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곳을 방문한 창립자와 더불어 몇 일을 지내는 복된 시간이 주어졌다. 창립자 당신에게 감동하고 감화되어 창립자를 통해 하느님께로 올라가셨던 수도회 성인들의 이콘고 함께 왔다. 감사하는 시간 복된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