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고통에 대해서
leibi
2021. 9. 28. 19:57
고통속에 있을 때 자기가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온몸과 마음은 물론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까지 고통의 현장으로 소환된다. 고통받고 있는 순간처럼 혼자일 때도 없다. 철저하게 혼자이다. 자신의 고통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그 누구도 초대할 수 없다. 초대한다고 하더라도 그 초대에 기꺼이 응할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다. 고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철저하게 분리시키고, 서로 소외시킨다. 신체적인 고통이 심리사회적인 고통으로 되면서 더욱 더 괴로운 현실로 되는 것이다.
이런 고통의 현실속으로 두려움없이 저벅저벅 걸어들어간 사람이 있다. 고통받고 있는 사람의 몸과 마음을 헤집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내 고통의 현장속으로 들어오지 않더라도 이런 사람이 있었고,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 우리의 희망의 근거다. 이사야서 야훼의 종에 관한 노래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통의 어둠을 지나갔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