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1. 9. 11. 22:07

하루동안 무엇에 관심을 기울였던가 되돌아본다. 오전에 두 시간 정도 편지작업을 한다. 초벌번역된 것을 검토하면서 수정해야 할 것은 수정한다. 초벌번역이 없었다면 할 수가 없는 작업이다. 번역은 열사람이면 열개의 번역본이 나온다. 언어 선택도 중요하고 전체적인 내용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몇 줄을 가지고 몇 시간을 끙끙거려야 한다. 상상과 억지로 꿰어맞추면서 번역해 나가는 것이다. 어떤 언어가 되었건 논리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오후에도 반복되는 작업이다. 몸을 움직이기 위한 운동을 한다. 맑은 가을 하늘이다. 산길을 달린다. 달릴 수 있어 좋다. 저녁 식사 후에 정원등을 켠다. 주황색 등과 어둠 그리고 초승달과 떠오르는 별들이 있다. 불빛을 받은 소나무의 윤곽이 뚜렷하다. 아침식사할 것을 미리 준비한다. 고해성사를 한다. 미사준비는 내일 아침에 해도 된다. 바람이 분다. 아직 바람 불 시기가 아닌데, 제법 강하다. 내일 복음을 읽는다. 읽기른 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은 없다. 생명의 물이 고일 수 있게 고요하게 머물러야 한다. 물이 고일 시간을 주지 않고 떠 마실 수 있는 물이 없다고 탓하면 안된다. 무엇이든 기다림없이 결과를 바라서는 안된다. 기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