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와 구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을 계시하는 일차적 존재로서 자연 세계의 신성함에 대한 의식이다. 더불어 필요한 것은 창조 과정을 강조하기 위해 구속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 것이다. 창조는 이제 시초부터 우주가 물질적-물리적 실체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영적 실체로서 출현하는 과정으로 체험되어야 한다. 우리 자신을 이 출현 과정에 통합시켜야 한다. 우주는 우리 안에서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자신을 축하하고 있다. 일단 우리 자신을 이러한 방식으로 체험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즉시 어떤 식으로 행성 지구를 파괴하는 일이 우리 자신의 안녕에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얼만 역행하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지구의 꿈>, 134)
☞ 인간의 구원에 대해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강조하게 되면, 자칫 인간 외의 모든 것을 인간구원을 위한 수단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모든 존재의 으뜸으로 창조하셨다는 것은 사랑하는데 으뜸이고 그들을 돌보는데 으뜸이라는 말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 위에 서서 지배하고 다스리고 자기 이익과 유익을 위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창조를 역사의 어느 싯점에 완결된 고정불변의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창조는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고, 생명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번성과 확산이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 고정되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자연입니다. 창조자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창조의 협력자로 불림받은 사람답게, 자연과 더불어 살고 공존하면서 인간 자신의 구원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해방과 구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위대한 사명이 인간에게 주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