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리/시가 내게로 왔다
도봉(道峯)
leibi
2021. 8. 19. 22:21
산(山)새도 날러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듯,
홀로 앉은
가을 산(山)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山)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 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生)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갖 괴로울 뿐.
(박두진)
☞ '산 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 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아무리 해지는 것을 많이 보고 황혼과 함께 오는 밤과 별을 보았어도 이런 말은 떠오르지 않던데. 이것은 언어를 조작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 밤하늘에서 어느 순간 별이 떠오르듯, 마음속에 있었던 말이 떠올라야만 할 것 같다. 그것도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