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저것/노자도덕경(임채우)

도덕경 60-작은 생선을 굽듯이

leibi 2021. 8. 19. 20:49

"큰 나라를 다스릴 때는 작은 생선 굽듯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며..." (노자 <도덕경> 60장)

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생선굽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뒷골목의 쓰레기 청소까지 할 수 없습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우유병이 깨져 울고 있는 어린아이까지 돌볼 수는 없습니다. 이런 작은 일들이 하찮아서가 아니고 이런 일들을 무시해도 되어서가 아니라, 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산적해 있는 일들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큰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큰 일들을 처리하는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해낸 큰 일을 보아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그가 하는 작은 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주 멋지고 깔끔하고 편리하고 보기 좋게 일을 해 놓았는데, 일상에서 보여진 작은 일들에 대한 태도가 아주 거칠고 난폭한 것을 볼 때, 그가 이루어 놓은 좋은 일에 대한 호감이 반감됩니다. 마음속에 작은 일을 정성을 다하려는 마음으로 큰 일을 할 때, 그르침이 줄어들 것입니다.

 

작은 생선을 구울 때 생선을 거칠게 다루거나 자주 뒤집으면 고기가 부스러져 먹을 것이 없다고 이야기들었습니다. 조심하고 조심하면서 정성을 다하면서 그 순간에는 그 작은 생선이 전부인것 처럼 구워 다른 사람을 대접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것을 마음에 품고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불의하다"(루카 16,10)라는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