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1. 7. 4. 21:22

동질적인 집단의 하나됨도 좋지만, 이질적인 집단에서 나오는 다양함과 역동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모두 남자인 모임보다 한 명이라도 여자가 있고, 모두 여자인 모임보다 한 명이라도 남자가 있는 모임이 훨씬 재미있다. 나이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다. 특히 공동체 생활에서는 연령대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것이 훨씬 낫다. 나이에 따라서 할 일이 정해지기도 하고, 나이에 따라 잘 하는 일이 있고, 나이에 따라 관심사도 다르다. 이런 다양함이 공동체 안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갈등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주어 건강한 공동체가 되게 해준다.

 

몇 일 전에 신학생 두 명이 이곳에 왔다. 방학을 이곳에서 지내기 때문에 한 달 정도 함께 생활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이든 사람들만 살고 있었던 공동체에 활기가 도는 것을 느낀다. 신학교 공부와 기숙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학교로 다시 되돌아간 것처럼 여겨진다. 오랜 수도삶으로 몸에 배어 있고 지극히 당연하여 타성에 젖어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배우려는 열정적인 마음을 볼 때마다 초심으로 되돌아 가기도 한다.

 

자기가 사랑하고 있고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것을 다른 사람, 특히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 물려주면서 전통이 생긴다. 그래서 전통이란 사랑을 물려주고 자기의 삶을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하면서 전통의 외적인 모습은 변해야 하겠지만, 보이지 않지만 전통의 가치와 내적인 면에 대해서는 보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