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나, 이런 사람이야

leibi 2021. 5. 24. 10:59

"나? ** 학교 나온 사람이야."
"나? ** 다녀온 사람이야."
"나? ** 가 내 친구인 사람이야."
"나? ** 책을 읽은 사람이야." ...

 

은근히 자기 자랑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상대방을 드러나기 않게 압도하기 위해 하는 말이다. 자기가 대단한 사람임을 알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이다. 자기가 너(너희)보다 우위에 있음을 기억하라는 말이다. 

 

이런 말이 통용되는 장소가 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이라도 알고 있는 곳이다. 종교적인 신분이나 지위에 대한 말들이 생소한 비종교인에게 '나, 신부(주교)입니다'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말이 그런대로 '먹히는' 때도 있다. '내가 말야, 왕년에는...'이라는 말이 갓난 아이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기가 어디 학교 출신이고, 어디를 다녀왔으며, 무슨 직책에 있는지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외적인 여건과 조건과 상황이 자기 내면에서 체화되어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 자신의 인격과 품격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적인 것이 모두 떨어져 나가도 그대로 있는 모습. 그것이 진정 자기 모습이 아닐까? 사람들은 외적인 것에 쉽게 현혹된다. 이것은 본인에게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해당된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과 맡겨진 직책과 하고 있는 일들이 자기 일부임이 확실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