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고통에 대해

leibi 2021. 3. 26. 20:38


다른 사람의 고통을 대신 받게 해 달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어떤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너의 고통을 내가 대신 받겠다고 서슴없이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 사람을 자기 몸처럼 여기고 사랑하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있는 ㅁ라이 아닙니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고통받는다고 바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가장 진한 것이 고통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우리를 철저하게 고립시킵니다. 고통처럼 개별적인 것은 없을 것입니다. 고통은철저하게 너와 나를 분리시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서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사랑에 대해 질문하기 보다는 고통에 대해 질문하게 됩니다. 고통의 실체가 무엇인가? 무엇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인가? 어디로 부터 온 것이고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가? 고통 너머에 뭐가 있는가 등... 신비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적나라한 현실이고, 인간 현실이라고 말하기에는 인간을 너무도 비참하게 만드는 고통입니다. 몸과 정신과 마음으로 당하는 고통에 대해 수없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부질없게 여겨집니다. 침묵하면서 당하고만 있기에는 너무 잔혹한 것이 고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대해 말하지만, 그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의 비명일 것입니다. 뭉크의 그림에서 드러난 것처럼 사람의 얼굴과 형체를 일그러뜨리는 고통. 두려움의 실체이고, 그것이 언제 나를 짓누르고 덮칠지 몰로 또 두려워 떨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