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1. 1. 5. 22:18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 개막식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아인슈타인의 개막 연설과 연설 후 그가 이끌어 나갈 점등식이었습니다. 세계 박람회 답게 그리고 그 박람회의 주제였던 <미래>에 걸맞게 점등식에 필요한 전원은 지구로부터 80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날아온 우주선(cosmic ray)을 전기로 변환시킨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기 배선에 작은 문제가 있어 박람회장 주변을 휘황찬란하게 밝혀 주지는 못했지만, 미래로 가는 길을 열고 밝히기에는 충분했답니다. 이어서 아인슈타인은 “과학이 예술처럼 그 사명을 진실하고 온전하게 수행하려면 대중이 과학의 성취를 그 표면적 내용 뿐 아니라 더 깊은 의미까지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주제로 개막연설을 했다고 합니다.

어찌 과학 뿐이겠습니까? 우리가 학문이라고 이름붙인 모든 학문이 그의 사명을 온전히 수행했다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는 알아들을 수 없는 논쟁과 토론에 대해 대중이 자기 처지에 맞게 이해할 수 있게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신학에서도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신학의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세속적인 신심만 남아 신앙생활이 자기 축복과 자기 만족과 자기 합리화와 자기만의 성을 구축하는 방편으로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떤 전문분야가 대중화되어 대중들로부터 관심과 지지를 얻고 그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로 부터 영향을 받아 상호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그 매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할테고, 이 매개자는 자기가 투신하고 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깊고 체험과 바르고 해박한 지식을, 자기가 선포해야 할 사람들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서로 힘을 모아 열어가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적극적이고 관심과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