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0. 12. 25. 22:52
왜 읽는가? 끊임없이, 닥치는 대로, 목마른 사람이 물을 마시는 것처럼. 왜 숨을 쉬는가라고 묻는 거와 같음을 알았다. 왜 숨 쉬느냐고 물어보라. 그냥 쉰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살아있으니까 숨을 쉬는 거다. 살기 위해서 숨을 쉰다는 말하는 것은 숨 쉬는 결과를 보고 하는 말이다. 숨을 쉬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죽듯이, 죽은 사람은 쉼을 쉬지 않듯이, 그냥 읽는 것으로 시작되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표현을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데, 내적 자아가 죽기 때문이다.

읽는 것과 같은 정도의 내적 열망인 쓰기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생각과 생각을 했다. 읽기가 생명을 지속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생명과 연관시켜 말한다면, 글쓰기는 배설이다. 받아들이고 들어온 것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보내지 않는다면 죽게 되듯이, 글쓰기를 통해서 받아들이고 속에서 소화되고 남은 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것 뿐이다. 글을 쓰면서 먹고 사는 사람과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다른 것이다.

살기 위해서라고 의도적으로 숨을 쉬는 사람이 없고, 살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배설하는 사람은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생명체로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하다보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이와 똑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족하지만 이 순간 나를 위한 변명과 이유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