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씀/생명의 말씀

씻고 벗겨내고 돌아섬

leibi 2020. 12. 23. 12:43
고전에 대해 정의하면서 “나는 그 책을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는 책이라고들 한다. 요새 들어와 새로운 책을 구입해서 읽기도 하지만,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읽는 경우도 많다. ‘다시’ 읽는 책 중에서 하나가 <예언자>(아브라함 요수아 헤쉘/이현주, 삼인, 2004)이다. 책을 뒤적이며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읽다가 아예 처음부터 읽기로 작정을 했다. 해야 할 일들에 쫒기고 있고 시력에 대해 걱정이 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읽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예언자에 대한 멋진 표현들, 어쩌면 이렇게 날카롭고 예리하고 적확하게 표현했을까 입을 다물 수 없게 하는 부분이 많다. 그중에서 예언자들이 선포했던 말의 핵심이 ‘마음을 씻고’, ‘껍질을 벗고’, ‘마음으로 돌아서는 것’이었다라는 말이 새롭게 와 닿는다. 온갖 것으로 채색된 마음을 씻고, 세상에 살기 위해 썼던 온갖 가면을 벗고, 온전히 하느님의 사람으로 되기 위해 돌아서라는 예언자들의 말은, 지금 이곳에서 살고 있는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새겨야 할 말이고 살아내야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