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영성/다네이 글방

읽지 않을 자유

leibi 2020. 12. 10. 21:57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우등생이 아니라는 말이 있던가? 학교와 다른 사회라는 말을 하고자 한 것이었겠지만, 학교의 우등생을 비꼬는 듯한 뉘앙스가 있는 말로 되어버렸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성적이 뒤떨어진 사람들의 자기 합리화 내지는 자기 위안을 삼기 위한 말로도 사용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학교의 우등생이 되길 원하는 것은, 학교의 우등생이 그마나 사회에서 자기 앞가림을 하며 그런대로 적응하며 살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 하여 지혜가 특출난 것도 아니고 인격적으로 원숙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을 뿐이지 실제적으로는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겠고. 사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더 잘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맺음도 좋고 더 재미있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주변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학교와 사회를 같은 위치에 놓을 수 없듯이, 책읽기와 사람의 인격을 같은 위치에 놓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왜 책을 읽으라고 말하는가? 여기서 말하는 책읽기를 학교 공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일상의 책읽기를 말한다면, 책읽기의 이유를 재미라만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재미있기 때문에 읽는 것이다. 학교 공부에서 요구되는 책도 재미가 있을 때 얼마든지 읽을 수 있고, 일상의 책읽기에 대해서는 말 할 것도 없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 혼자서 상상의 내를 펴교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쁨,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지않고 자기 혼자 얼마든지 지낼 수 있는 자신감... 이외에도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기만의 재미와 기쁨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읽기의 이런 재미를 맛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책읽기를 세상살기 위한 처세술과 효율성과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자기들은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어야 된다고 말하며 읽어야 한다고 읽으라고 강요하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책읽기 어떻게 즐거움과 기쁨과 재미를 주는 일로 될 수 있을지, 자못 의심스럽다.

책을 읽음으로써 기쁨과 재미를 느낀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얼마든지 기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든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이들이 책읽기를 통해 기쁨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