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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단풍들겄네

leibi 2020. 11. 22. 20:09

온 산이 단풍입니다. 꽃이 만발한 산을 보면서 울렁거린다라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단풍으로 가득한 가을 산도 우리의 맘을 울렁거리게 합니다. 단풍과 관련된 시와 음악이 많은데 그중에서 오메, 단풍들겄네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전라도 강진 출신인 김영랑이 1930년대에 쓴 시입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원문의 전라도 말을 표준어로 바꾸었습니다.

 

오메, 단풍 들겄네/ 장독대에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동생은 놀라듯이 쳐다보며/ 오메 단풍 들겄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다리니/ 바람이 잦아서 걱정이리라/ 누이동생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겄네.”

 

단풍이 지고 낙엽이 지는 가을의 정취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아름다운 시죠.

 

단풍은 왜 드는가? 가을이 깊어지면 우리나라는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면서 햇빛의 양이 줄어들고 자연히 온도가 떨어집니다. 햇빛의 양이 적어진다는 것은 식물의 양분을 만드는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더불어 나뭇잎을 초록으로 보이게 하는 엽록소를 만드는 활동도 줄어들게 됩니다. 엽록소가 줄어들면서 이파리 초기부터 나뭇잎에 숨어 있었던 다른 색깔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잎들이 울긋불긋한 색으로 됩니다. 이때 드러나는 대표적인 색소로는 잎을 빨갛게 보이게 하는 안토시안이라는 색소가 있습니다. 빨갛게 단풍이 드는 나무로는 단풍나무, 철쭉이 있습니다. 나뭇잎을 갈색으로 보이게 하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있으며, 대표적인 나무로는 느티나무, 목련, 참나무가 있습니다. 아주 노랗게 보이게 하는 크산토필 색소가 있으며 대표적인 나무로는 은행나무, 미루나무가 있습니다.

 

어떤 기온일 때 단풍이 아름답게 될까요? 기온 차가 심하면 색깔이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조금 전에 말했던 색소가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랍니다. 비가 적게 내려도 단풍이 곱다고 합니다. 수분 흡수가 적어 엽록소 분해가 더 활발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풍이 든다는 것은 초록색 잎이 늙어 죽는 것과 같습니다. 빛의 양이 줄어들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수분 섭취가 어려워져, 광합성 활동이 떨어지고 자연히 영양분 만드는 것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여름처럼 많은 잎을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양분을 절약하기 위해서 잎을 떨구어 냅니다. 우리가 낙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무가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것은 나무가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 더 오래 살기 위해 작은 나뭇잎을 포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