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0. 11. 5. 16:32

색시가 고우면 처가집 말뚝보고 절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라면 덩달아 좋아지는 사람의 마음과 관련된 속담입니다. 한련화가 좋아지기 시작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빨간색 꽃과 초록색 잎이 선명하게대비되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가 봅니다. 얼마 전부터 용담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야생화치고는 꽃이 상당히 커서 쉽게 눈에 띄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꽃도 꽃이려니와 겨울이 시작될 무렵의 가을에 피는 꽃이기 때문에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햇빛이 노래지면서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때면 몸과 마음이 활기를얻습니다. 여름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힘을 낼 수가 없는데, 가을만 되면 봄날 개구리가 기지개를 펴듯 몸과 마음이 팽팽해집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마음이 일어나고 떠날 수 있는 힘도 생깁니다. 이런 나의 상태를 알기나 하듯 서늘하고 싸늘한 날씨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한련화와 용담을 나와 동일시하면서 좋아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됩니다. 항상 더디고 느리지만, 제 몸과 마음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편하고 자유롭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