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가볍게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주님의 불림을 받아 하늘로 올라가신 날입니다. 무거운 일들로 가득한 날들입니다. 코로나, 물난리, 불난리, 아파트 난리... 이런 난리를 자기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고위층 관리나 국민의 대표라고 뽑힌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모습을 볼 때 우리의 몸과 맘이 더 무거워집니다.
새처럼 가볍게 살고 싶고 새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됩니다. 새처럼 사는 것. 우리들의 바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새가 날 수 있는 것을 살펴보면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의 골격은 간단합니다. 나는데 꼭 필요한 뼈로만 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뼈 구조로 되어 있어 그것을 튼튼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고 단단할 뿐만 아니라 뼛속이 거의 비어있어 가볍기까지 합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기본 요건은 갖춘 것입니다.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두 날개가 있고 이것을 이용해야만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우리가 하늘을 날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서 우리에게도 새처럼 두 날개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성인이 되셨지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회칙 『신앙과 이성』에서 “신앙과 이성은 인간 정신이 진리를 향해 날아오르는 두 날개”라고 하셨습니다. 진리를 추구할 때 뿐만 아니라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날아오르기 위해 신앙과 이성이 요구된다는 말씀입니다. 이성만 있고 신심이 없다면 이성이라는 명목으로 인간을 파괴할 수 있으며, 신심만 있고 이성이 없다면 이것 또한 인간성과 인간의 삶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신심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을 향해서 날아갈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을 추구할 때 방향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일 방향을 잃어버리면 방황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과 힘을 허비해 버립니다. 철새가 자기가 가야할 곳의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은 새의 머리 부분에 자철광 성분이 있고 이것이 지구의 자기장에 반응하면서 항상 같은 방향을 지향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하느님을 찾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가 하느님을 향해 흔들리면서도 다시 올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