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거리감과 빈자리
leibi
2020. 7. 31. 11:59
생각하고 기억하는 횟수의 많고 적음을 보면서 관계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을 축하해주기 보다 또 다른 사람이 떠오를 때 그 사람과 깊이 맺어져 있다는 표지입니다. 아픈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과 함께 기도하지만 또 다른 사람이 떠오를 때 그 사람이 자기 삶에로 들어와 있다는 말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나서 어떤 사람을 떠올리며 하나 더 살 때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좋은 경치를 보고 있지만 마음속에 허전함이 있을 때 외롭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항상 어떤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거리감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고 어떤 사람도 메꿔줄 수 없어 생기는 빈자리. 이 빈자리는 방랑과 방황의 원천이지만, 하느님을 찾는 힘의 원천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