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산과들과내

자연계의 순환

leibi 2020. 7. 28. 11:21

나무는 흙에서 왔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고 다시 흙에서 생명을 시작한다. 이러한 순환 시스템은 나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동식물에게 적용되는 자연법칙이다. 그러나 이런 순환 시스템은 나무의 삶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난다. 인간보다 수명이 몇 배나 되는 나무들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 죽음은 다시 태어남을 의미한다. 나무란 개체로 보았을때는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는 단일한 삶을 경험하지만, 숲의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삶은 연속해서 이어가는 것으로 볼 때는 지구와 운명을 함께하는 영원한 생명체로 볼 수 있다....거대한 나무들이 수백 년 동안 뿌리를 내린 흙은 그만큼 비옥도가 떨어지고, 나무는 이런 환경에서 충분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서서히 죽음을 준비한다. 거목이 죽고 나면 몇 톤에 달하는 나무가 자연스럽게 땅바닥에 몸을 기대고, 미생물이나 각종 버섯 등이 약속이나 한듯이 그것을 분해하며, 나무가 지니고 있던 양분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어린나무가 새로운 숲의 세상을 만들어 간다.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 남효창, 청림문화, 2004, 151-153)

 

자연은 항상 그대로 입니다. 자연이 항상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것은 생산과 소비가 항상 같기 때문입니다. 남는 것도 없고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남을 것 같고 부족한 것이 있을 때 자체적으로 조절합니다. 그렇다고 조절하고 통제하는 존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더불어 사는 것이 오래 사는 것임을 알고 있는 생명체들이 각기 자기를 조절하고 서로 협력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삶에서는 남는 것이 있습니다. 흘러넘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흘러넘친 것들이 버려지기도 합니다. 먹을 것이 그렇고, 입을 것이 그렇고, 자동차가 그렇습니다. 칼과 총과 전투기와 전함들도 흘러넘칩니다. 흘러넘친 것들이 쌓이고 쌓이며 버려지기도 합니다. 생명을 위해 생산하지 않고 두려움에서 생산되는 것들은 또 다른 두려움을 일으켜 악순환의 고리속으로 빠져듭니다.

 

사람들이 말합니다. '자연스럽게 살라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라고'. 자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모르고 자연이 운행되고 있는 이치에 대한 관심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헛된 수식어에 불과합니다. 자연이 항상 그대로 있다는 것은 죽어있다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활동하지만 그대로라는 의미입니다. 생산과 소비가 같고, 나감과 들어옴이 같고, 두드러짐과 패임이 같다는 말입니다. 오감을 통해서 만난 자연이지만 철학과 함께 하는 삶이 생태계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