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에 대해서
교회의 특성은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지니고, 열렬히 활동하면서도 관상에 전념하고, 세상 안에 현존하면서도 다만 나그네인 것이다. 이렇게 교회 안에서 인간적인 것은 신적인 것을 지향하고, 또 거기에 종속되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활동은 관상을, 현존하는 것은 우리가 찾아가는 미래의 도성을 지향한다. (<전례 헌장> 2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 양립할 수 없고, 공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려고 할 때 반드시 만나게 되는 어려움입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추론이고, 추론은 앞뒤와 좌우를 살피면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의 것을 이야기하다 갑자기 뒤의 것을 언급하면 자기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잠시 혼란에 빠집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십자가가 보이지 않은 하느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지만 우리 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들 또한 얼마나 많습니다. 주택의 기반, 대도시의 지하에 깔려있는 네트워크... 그리고 '미래의 도성'은 목표이고 종점이지만, 이것을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활동이신 그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목표와 종점은 다시 새로운 시작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것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거행하는 전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은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시고 우리에게 알려주신 예수님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