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0. 7. 12. 21:55

오늘 수업은 숲해설을 위한 자료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교육받고 있는 사람들이 모둠을 만들어 작업했습니다. 곰배령에서 오랫동안 숲안내를 하고 있는 분이 있어 장소는 곰배령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예상하는 대상은 40-50대의 직장인이었습니다. 지도 강사의 인도를 따르면서, 숲해설을 준비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곰배령에서 숲해설을 하는 목적과 필요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참석하게 될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고객중심의 숲해설에서 아주 중요한 사항입니다. 곰배령의 지리적 특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양양과 인제 사이에 있는 고개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한계령을 자동차로 넘고, 고속도로를 통해 쉽게 오갈수 있는 도시지만, 옛날에는 곰배령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합니다. 곰배령이 있는 점봉산은 다른 산처럼 바위가 많지 않고 흙이 많아 산나물이 많이 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숲해설을 듣게 될 사람을 위해 준비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연습하면서는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곳에 있는 식물과 야생동물에 대해서도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산죽에 대한 것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산죽은 대나무의 일종이며 가장 키가 작습니다. 산죽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산죽이 사는 그곳에는 그 어떤 식물도 뿌리를 내릴 수 없습니다. 다른 식물을 철저하게 배제합니다. 타감작용인지 아닌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더 공부해야 할 사항입니다. 대나무 순이 올라와 성장한 산죽이 60년 전후해서 한 번 꽃이 피는 것은 일반 대나무와 똑같습니다. 어떤 식물이든 꽃이 핀다는 것은 그 식물의 성장과정에서 절정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꽃을 피운 산죽은 꽃가루를 날립니다. 어디로 가서 새로운 새로운 산죽이 솟아나게 하는지 잘 모릅니다. 이것도 더 공부해서 알아야 할 사항입니다.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은  열매를 맺기 위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번식하기 위한 것입니다. 산죽은 꽃을 피우고 그 해에 죽습니다. 혼자서 죽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른 대나무 모두가 함께 일제히 죽습니다. 나이가 비슷해서 이겠지만, 그보다는 산죽이 뿌리를 공유하면서 생명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숲해설은 해설 대상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것 뿐 아니라, 그 대상이 숲해설을 듣는 사람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숙고하게 하는 데까지 나가야 합니다. 숲해설 대상에 대한 해석 작용이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살면서 경험한 것을 자기 나름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해석할 때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듣는 사람이 속으로 '별소리를 다 듣겠네...'라고 말하게 됩니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숲해설을 하는 사람이 깊게 숙고하고 사색해야만 합니다. 신앙인이 성경 말씀에 대해서 깊이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산죽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생명은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망의 어떤 부위에 흠집이 생기거나 파괴되면 그 영향이 반드시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눈에 보이는 산죽 개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의 뿌리를 통해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래에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인간의 생명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거대 생명체의 일부라는 것을 깊게 깨닫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특성상 너무 큰 것이나 너무 작은 것은 오감을 뛰어넘어 버리기 때문에 현실감이 없어져 버립니다. 산죽의 공동생명과 공동 운명체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는 말입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더불어 생명이 충만하고 성장하게 해야 합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너무 나갔나... 암튼,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