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리/책 요약

믿는다는 것, 의심한다는 것

leibi 2020. 7. 7. 22:19

* 신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심을 통해 뿌리째 흔들릴 필요가 있다.

* 신앙이란 정적인 상태가 아니다. 신앙의 역동성은 의심을 통해 활성화된다.

* 감각기관들은 물리적 혹은 화학적 변화를 뇌신경 자극으로 변환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두뇌는 그것들을 이용해서 주변 세계를 재축조하고 해석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감각 체험은 우리에게 하나의 특정한 대상 하고만 관계를 맺게 할 뿐이다.

* 두뇌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감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에서 '인지할 수 있는 것'을 추출해 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일반적 관념을 얻고 거기에 대한 인식에 도달한다. 이런 식으로 추상화를 통해 부분적인 것은 감각을 통해서 알게 되고 보편적인 것은 논리적 추리를 통해서 알게 된다.

* 모든 체험은 기억속에 저장된다. 그 내용은 의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고, 글로나 말로 표현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기억은 '선언적 기억'이라 불린다.

* 지성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실체들을 한순간에 즉각적으로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직관적이라는 말고 반대되는 형용사를 붙여 논증적 혹은 추리적이라고 한다. 이 말에는 다음의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부분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순차적이다. 셋째, 진보적이다.

* 질문하는 것은 이해가 증가하기 위한 법칙으로 중요하다. 지성은 인간에게 직관적이 아니라 점진적 추론 방식으로 작동한다. 질문하기로서의 의문과 확실성의 결여는 인식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 인간 지성이 활짝 피어나게 하려면, 질문하고 혐의(의심)이 요구된다.

* 물질적 실재 전체를 상대로 해서 그것을 파악하려는 일체의 논리적 이성의 시도는 아무리 대상에 가까이 접근하더라도 거기에 완전히 가 닿지는 못한다. 그것은 우리 안에 어떤 갈증, 어떤 희원이라는 공백을 만든다. 그렇게 해서 그 공백이 거기 실제로 존재하는 실재를 포획할 만한 어떤 논리적 확신으로 채워지지는 않지만, 바로 그 공백 덕분에 하나의 운동이 일어날 수 있으며 바로 그 때문에 인간의 지성은 언제나 탐구하게 된다. 그러므로 실재와 우리 인간적 인식 사이에 결코 매울 수 없는 이 거리, 이 공백은 우리에게 불행한 일이기는커녕, 그와는 반대로 우리에게 기쁜소식이 되며, 진리를 알고 싶어 하는 이 욕망, 희원, 갈증은 인간적 이성을 활성화시키는 동인이 된다.

* 비물질 세계는 인간의 생각(사상)이 감지한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인격 상호 관계의 토대이다.

* 나의 무지가 얼마나 큰지는 내가 잘 알거니와, 그 무지는 내가 가지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한 인식에 관해서 나에게 증언하는 사람 혹은 내게 전하는 사람에게 신뢰를 줄때만 극복된다. 물리적인 세계를 벗어나면, 가신성이란 누군가에게 두는 신뢰를 바탕에 두고 있다.

* 우리는 온전한 자유로 활짝 피어나는 사랑과 지성을 동원하여 마음속 깊이 하느님의 말씀에 귀의하는 행위를 통해서 예수께 우리 자신을 바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이다. 신앙이란 논증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지성의 행위만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끊임없는 사랑에 대한 사랑의 응답이다. 신앙은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 안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을 자유롭게 받아들이고 거기에 귀의하는 행위이다. 이 관계를 살찌우는 것은 사랑과 신뢰이다.

* 인간은 신앙으로도 신을 소유할 수 없고, 한계를 지닌 인식 안에 가둬 둘 수도 없다. 알고자하는 갈증이 만들어 내는 공허로 표현할 수 있는 열망,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완전히 해소할 수 없는 그 희원은 우리의 영을 찾고 있는 하느님의 영이 만들어 낸 것이다.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의 영은 우리를 신앙 행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 아인슈타인 "과학자의 종교성이란 인간적 생각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상위의 어떤 지성을 드러내는 자연 법칙들의 조화, 인간들의 그 어떤 재간으로서도 활짝 열어젖힐 수 없는 그 짜임새, 그 앞에서는 그 어떤 시도나 인간적 재간이라는 것이 한낱 허무일 뿐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그 신비 앞에서 느끼는 놀라움, 넋이 나갈 만큼 엄청한 황홀감이다."

("믿는다는 것, 의심한다는 것", 미셸 오프티/이병호, <신학전망> 제209호, 2020년 여름, 208-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