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생활 속에서
달리기
leibi
2020. 4. 17. 11:33
4월 17일, 금요일
날씨가 꾸무럭했습니다. 간간히 비가 내렸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주간 동안 땀을 흘릴 기회가 없어 몸이 무겁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무와 숲이 아주 싱그러웠습니다. 산벚꽃과 이미 꽃이 진 생강나무, 거침없이 잎이 솟아나고 있는 갈참나무, 이름을 알 수 없는 풀잎들, 잔꽃들로 숲고 산이 환했습니다. 덩달아 마음이 환해지고 밝아집니다. 벌거벗은 겨울 숲과 나무가 눈을 맑게 하고 마음을 단순하게 하고 굳게 해 주는 것과 아주 다른 자연의 선물입니다. 주변 환경이 변하면서 주어지는 축복과 선물에 감사하면서 천천히 달렸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가 제법 많이 왔습니다. 다른 때보다 조금 더 빠르게 달리게 되었습니다.
달리기 뿐 아니라 모든 운동을 하면서 땀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기고 지는 것과 관련된 운동에서 나오는 식은 땀과 아주 다른 건강한 땀입니다. 온 몸에서 흐르는 땀을 의식하면서, 땀이 흘러나오게 그대로 놔 두고, 숨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시간이 좋습니다. 몸과 정신과 마음속에서 쌓여 있었던 찌꺼기들이 밖으로 나오는 시간일 것입니다. 가만이 있을 뿐인데, 바깥의 변화에 따라 정신과 마음이 변화됩니다. 자연의 변화에서 오는 삶의 활력이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지만 시간의 최전선에서 서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입니다.